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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 안드레아 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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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독후감 책은 '가스라이팅'이 생각나는 책입니다!
 
 
SNS에서도 한 번씩 광고로 봤던 책이라서 읽어볼까.. 말까 고민했었는데요.
 
사실 가스라이팅이라는 걸 듣기만 했지 정확히 어떤 건지, 사람이 어떻게 타인에게, 그것도 어릴 적부터가 아닌 성인이 된 시점에서 정신적으로 지배를 받을 수 있는지..
 
이해를 못 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 아 가스라이팅이라는 게 이렇게 쉽게 들어오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소설책 답에 가볍게 읽히긴 하지만, 한 명의 시점으로만 진행되는 소설이다 보니 읽다 보면 좀 답답하거나, 지루할 때도 있는 게 단점이에요.
 
 
 
그럼 간단 후기 들어갑니다!
 
 






알라딘 e북 구매입니다!



 

 
 
 
 
 
 
 
 


 
 
 
 
 
이 책은 고향 친구인 두 여자 ( 크리스틴, 에밀리 )의 이야기.
 
 
에밀리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책입니다.
 
두 인물의 성향을 조금 설명하자면, 
 
 
크리스틴 - 도전을 즐기고, 크로스핏 같은 활동적인 운동을 즐깁니다. 개척자, 모험가적인 성향에 눈썰미가 빠르고 상황을 영리하게 파악할 줄 아는 게 특징입니다.
 
 

 우린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지난번에 하던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서 할 수 있어. 그게 친구지.!

 
 
에밀리 - 고향인 밀웨키를 좋아하고, 요가, 명상을 즐깁니다. 안정과 신뢰를 중요시하는 타입입니다.
 
 
처음 크리스틴과 떨어져 있을 때는 둘이 같이 지내는 시간을 원했던 에밀리.
 
둘 다  어릴 적부터 성인이 된 시점까지 부모에게 의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급격히 친해졌고, 에밀리는 본인이 크리스틴에게 의지하고 있는 만큼 크리스틴도 본인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주변에 외지인은 우리뿐인가 봐.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넘겼을 내용이지만, 모두 읽고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외지인'이 '여자' 라는데 중점을 뒀다는 걸 알았다.
 
우리도 여행을 혼자 다니면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데, 아무래도 '남자 혼자' 여행보다 '여자 혼자'가 더 위험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밀워키에서 시작한 둘의 전통 -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은 이국적이고, 멀리 떨어진 곳으로 매년 여행을 떠나는 것.

 
 
모두 한 번쯤 꿈꿨던 로망이지 않을까.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하고, 이국적인 곳에서 잠시 힐링하러 가는.
 
하지만 여기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캄보디아' 사건을 계기로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두 사람.
 
사실 냉철하게 상황판단을 하고, '해결'에 중점을 두며, 후 본인의 이익을 생각하는 '크리스틴'과 작은 일에도 깊게 생각하고, 죄책감에 공황까지 생긴 '에밀리'는 성향이 달라 언젠간 터지게 됐을 것이다.
 
 

세바스티안은 죽지 않아도 됐었다.


그건 사고였고, 정당방위였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시체를 유기한 건 후회하지 않는다.

 
 
 
라고 본인을 합리화시키지만, 그 상황(과거)에 계속 묶여있다.
 
거기다 함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더더욱 피폐해져 갔다.
 
 
옛날이었다면 항상 조언해 주고, 곁에서 위로해 주던 크리스틴이 있었겠지만, 현실적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전화로만 이야기하니, 에밀리 특성상 일시적으로만 위안이 될 뿐
 
크리스틴의 목소리가 닿지 않으면 밑바닥으로 가라앉아버린다.
 
 
생각해 보면, 에밀리는 크리스틴이 자수하는 걸 의심하지 않고 본인의 감정정리에만 몰두했던 것 같다.
 (그만큼 크리스틴을 맹신했던 것일까.)
 
순간순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라는 크리스틴의 모습에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그저 믿음 하나로 합리화 시켰다.
 
 
(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만 아는 너의 비밀'을 알게 되어, 크리스틴은 에밀리를 두고 가는데 안도감이 들지 않았을까.
  내가 널 위해 이렇게까지 헌신했다. 넌 날 배신할 수 없어. )
 
 
 
 
 

니콜, 조앤

여행 시 서로가 쓰는 가명이 타이밍 좋게 겹쳤다.

 
 
 
불과 1년 전, 그렇게 큰 사건이 있었는데
 
 
심지어 상황도 비슷하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그 상황을 만들었다.
 
 
그것도 에밀리가 크리스틴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것 같은 시점에서.
 
거기에 여행자의 가이드불을 확인한 뒤에도 (마치 일부러) '신고하면 우리가 불리하다.'라는 상황을 만들어 독자들의 의심은 자연스럽게 크리스틴에게 향하게 된다.
 
 
 

세상에. 크리스틴은 참 헌신적인 친구였다.

 
 
 
에밀리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계속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정당방위라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첫 번째의 겨우 폭력의 피해로 생긴 두려움에 정확한 상황파악이 안 되었다면
 
두 번째의 경우 맨 정신으로 시신을 유기한 것이라 정신적으로 피해가 더 컸을 것이다.
 
 
 
거기에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오히려 냉철한) 크리스틴의 반응에 속에 응어리가 생기고 있었다.
 
상황이 동일했다고 해도, 에밀리가 그 상황을 본 것도 아니고. 
 
에밀리의 경우 당시 죽였던 것보다 당했던 폭력이 더 두려워 회복속도가 느렸는데 헤어지고 다음날 바로 아무렇지 않은 크리스틴의 반응에 의구심이 들고
 
오히려 유기에 적극적으로 도왔던 본인이 죄책감을 더 가지기 시작한다.
 
 


 
 
책의 초반에 사건은 모두 터지고, 중반부까지 거의 에밀리의 쉐도우 복싱입니다.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합리화하고, 크리스틴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운명의 여신이 우리를 두 번이나 축복해 줄 것 같지 않았다.

 
 
 
( 에밀리.. 너 돗자리 깔아야 될 것 같은데..? )
 
 
 
 
처음 사건의 경우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행운이 따랐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잊을 때쯤. 
 
 
일이 벌어졌고, 처음과 다른 점이 있다면 두 번째의 경우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시나리오 같다는 것.
 
 
'최대한 별일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잊어야 한다.'
 
 
 
하지만 에밀리는 그럴 수 없다.
 
첫 번째에서도 그렇듯 (폭력을 당한 것에 대한 분노가 나는 게 아니라, 죽이지 않았어도 됐다.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걸 보면.) 크리스틴과 달리 계속 기억을 끄집어내는 성향이다.
 
 
세상에서 완벽히 잊혀야 에밀리는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해야 하는 성격.)
 
그리고 1년이 지났던 시점에 새로운 사람을 만난 것도 행운의 여신의 가호로 시체도, 찾는 이도 없는 게 확실해져서 다시 일어날 의지를 얻었던 것.
 
 
 
에밀리는 크리스틴의 '아무렇지 않음'을 본인이 처음 겪었던 공포감에 빗대어 연민으로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얼굴을 보고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으니. 쉐도우 복싱을 할 수밖에..
 
 
에밀리의 크리스틴 포장하기는 거의 애인 수준. 어떻게 친구를 이렇게 맹신적으로 믿을 수 있을까. 
 
 
 
 
 

사건의 회복력은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모든 상황이 크리스틴을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에밀리의 시점에서 책이 진행되다 보니 혹시라도 '피해망상'이 아닐까. 마지막은 에밀리의 편집증인 걸까.라고 역으로 생각하기도 했었다.
 
 
 
 
 

크리스틴과 내가 함께 여행하면, 반드시 유혈사태로 끝난다.

 
 
그리고 그렇게 잊으라던 크리스틴이 에밀리가 현실에 익숙해질 즈음. ( 크리스틴이 굳이 필요없을때쯤, 에밀리의 삶을 찾아 갈 때 쯤 ) 악몽처럼 돌아온다.
 
불과 일주일 전, 시체를 묻었던 기억을 자연스럽게 들춰내는 크리스틴.
 
죄책감에 에밀리가 힘들어할 것을 알고, 주변 인물들을 툭툭 보란 듯이 건든다.
 
마치 둘만 아는 추억거리인 듯, 반 협박적인 느낌으로.
 
 
 
 
 
다시 생각해 보면, 에밀리는 크리스틴의 말에 쉽게 휘둘리고 있었다.
 
친구 그 이상으로 의지하고 있었는데, (부모의 빈자리처럼) 서른이 넘어가는 성인이 친구가 하지 말라는 행동에 광적으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상적인 관계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크리스틴이 몇 년간 컨트롤해 온 에밀리가 예상밖의 행동을 할 때마다 제동을 거는 것처럼 돌아온다.

 
 
 

소매치기당했던 지갑을 알고 있다.

 
 
 
두 번째 사건에서 시간보다 일찍 방문한 이유가 에밀리의 지갑분실로 인해서이기도 하지만, 생각해 보면 에밀리가 책을 읽지 않고 지갑의 행방을 미리 알았다면 파울로는 죽지 않았을까.
 
 
크리스틴은 에밀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콜롬비아 때 (첫 번째 사건) 증거를 미리 남겨두어 돌발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아마 두 번째 사건을 만든 이유는 (애런의 이야기를 한 뒤에 바로 만든 상황) 에밀리가 진심으로 자기를 우선시하는지.
 
'내가 널 위해 콜롬비아 때 헌신했는데, 너도 해줘야지?'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 같았다.
 
 
거기다 후 증거물까지 차분히 정리하는 것을 에밀리가 하나씩 체크하지 않을 것임을
 
크리스틴의 말이라면 맹신하듯 믿는다는 걸.
 
 
몇 년의 시간 동안 함께하며 성향을 정확히 꿰뚫고 은근한 압박(협박)으로 이용하고 있다.
 
 
거기에 에밀리가 도저히 힘들어 정신과 상담을 이야기했을 때, 단호하게 막은 것도.
 
아마 에밀리가 상담 중 정상적이지 않은 둘의 관계에 대해 인식하게 될까 봐가 아닐까.
 
 
 
 
처음에는 서로 사회활동을 위해 떨어져 지내게 된 상황에 대한 섭섭함과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시신을 두 번이나 유기했다는 죄책감에 공황까지 왔지만. 
 
크리스틴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편집증까지 생겨버렸다.
 
그래서 결국 에밀리는 의사의 힘을 빌어보려 정신과에 첫 발을 딛는다.
 
그렇게 본인이 얼마나 크리스틴의 말에 휘둘리고 있었는지, 크리스틴의 의도대로 컨트롤당하고 있었는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에밀리는 아무에게도 터 놓을 수 없으니, 함께 있던 (공범이었던) 크리스틴에게라도 항상 터 놓고 이야기하며, 의지하고 싶어 했지만. 
크리스틴은 에밀리가 그럴걸 예상했듯, 길게 간격을 두고 본인의 영역에서 빠져나가려 할 때마다 협박성으로 사건을 들춰내며 잡아당기고 있다.

 
 
 
 
혼자 저지른 일이 아닌 두 번이나 두 명의 여성이 함께 있는 자리였다.
 
첫 사건은 에밀리가 정말 폭력을 당했던 상황이라 정신도 없었고, 누가 들어왔든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생존, 또는 우발적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 근데 생각해 보니, 크리스틴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방에 왔을까? )
 
두 번째의 경우는? 그저 시체만 남아 있었다.
 
마치 '알지? 뒤처리는 함께 하자.'는 느낌으로.
 
 
그렇게 의심의 꼬리를 물어 갈 때쯤.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이 나오게 된다.
 
 
 

제이미는 어떻게 죽었을까?

 
 
 
크리스틴은 왜 자신의 과거, 자신의 이야기는 묻어두고 에밀리의 이야기에만 집중하고 있었나.
 
정신과상담을 막은 건 아마 이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가장 친한 친구는 크리스틴, 그런데 크리스틴에 대해 아는 이야기가 없다. 
 
사적인 이야기로 에밀리가 시작하며 언제나 가볍게 대답하고 바로 에밀리에게 중점을 돌려버린다.
 
 
그렇게 에밀리는 크리스틴에게 자신이 얼마나 의존했었는지 알아차린다.
 
 
 

함께 가거나, 안 가거나 둘 중 하나야.

 
 
 
죄책감에 울부짖으며 버티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겨우 진정될 때쯤 크리스틴이 노골적으로 에밀리의 영역에 들어와 보란 듯이 협박하고 있다.
 
에밀리는 겨우 잊어갈 때쯤, 크리스틴의 행동으로 불안과 편집증이 커지고, 거기다 어릴 적 친구였다던 제이미의 죽음을 숨기는 크리스틴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크리스틴이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세명의 죽음. 그리고 부모의 화재사고까지 모두 크리스틴에게 의심의 화살을 겨냥하게 된다.
 
 
 
 

피할 수 없었다. 반박할 수도 없었다. 

크리스틴의 사랑은 통제를 닮았다.

 
 
 
이걸 깨닫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린 걸까.
 
그래도 계속 내적으로 열심히 싸웠던 에밀리.
 
'내 친구 크리스틴은 그럴 아이가 아니야. 충격이 너무 심해서 아닌척하고 있는 걸 꺼야. 크리스틴도 돌아갈 곳이 없어. 그래서 내가 보듬어줘야 해. 나를 위해서 살인도 했는데.. 잠깐.. 크리스틴이 사람을 죽인 게 맞나..?'
 
 
책 내용은 에밀리의 시점으로만 진행되어 오히려 반대로 에밀리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지 않을까. 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마지막에 본인이 당할 걸 알고 (에밀리가 모든 걸 알고 애런과 떠났다는 걸 알았을 때 이미 계획한 것 같았다.)
 
자살로, 사고사로 포장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든 것도.
 
일반인 생각으로는 사람을 지배한다는 게 어떻게 희열이 느껴지는지 정말 모르겠다..
( 결국 파올로가 에밀리를 깨우쳐준 게 아닐까? )
 
 
그리고 조금 이상한 건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결국 크리스틴이 모든 화살을 받고 해피엔딩 일 것 같았으나.
 
에밀리가 다시 여행을 다니며 당시 사용했던 가명을 사용한 게 의아했다.
 
 
가명을 쓰고 여행을 하는 건 크리스틴과의 암묵적 룰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종료되었는데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함께하게 된 애런도 자연그럽게 가명으로 소개하고, 책은 끝나게 되는데.
 
크리스틴을 추억하기 위해서 인지. 
 
애런이 이제 에밀리가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여행자에게 소개해주는 구절에서 에밀리는 끝까지 피해자로 포장할 수는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최대한 포장한다면.. 크리스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도? )
 
 
 
 
 
 
 


 
 
 
'가스라이팅'이라는 주제가 있는 소설을 처음 봐서 호기심으로 골라본 책.
 
이 책은 '가스라이팅'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진행되어서 거의 중반부 전체가 내적 쉐도우복싱이었다.
 
아무리 친구라고 한들 가족끼리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중반부까지 맹신을 할 수 있을까.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은 유대감이 다른가.. 싶었다.)
 
사람이라면 의심을 하고, 솔직한 표현을 하는 게 맞는데 읽다 보면 일방적인 매달림으로까지 느껴졌다.
 
'내 친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야. 나를 위해 희생해 줬는걸.'
 
죄책감에 본인이 못 견딜걸 알았다면, 역시 가장 현명했던 방법은 첫 번째 사건 때 바로 싹을 끊었어야 했고, 그걸 상황이 안됬다면 (충격에 정신이 없었다면) 두 번째는 단호하게 끊어냈어야 했다.
 
 
두 번째의 경우는 크리스틴이 정확히 만들어낸 상황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
 
애런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준비해서 나가는 게 의도적으로 가이드북의 충고를 무시하고 나갔고, 비슷한 상황까지 만들어서 살인까지.
 
모든 게 크리스틴의 작품.
 
 
리뷰를 위해서 한번 더 가볍게 읽었는데, 잠시 에밀리를 의심했던 내가 미안해졌다.
(반전은 없었다. 상항 추리소설의 경우 경우의 상황을 다 생각하면서 읽는 버릇이 있어서.. 미안 에밀리..)
 
 
그리고 가스라이팅이라는 게 얼마나 약한 사람들에게 뱀처럼 슬며시 들어와 정신을 헤집어 놓는지 이제는 조금 이해되기 시작했다.
 
사람은 성인이 되기 전 첫 사회화 교육은 부모로부터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책에 나오는 두 주인공은 모두 부모의 애정이 결핍된 사람들이다.
 
억압된 분위기에 자기를 드러내면 안 된다는 걸 일찍 알아버린 사람이라면
 
단 한 사람. 친구에게 의존하는 방법이 그나마 세상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됐을 것이고, 그걸 역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은 항상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교육아래에도 정신적인 성향이 특출 난 아이들은 따로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부모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는 것 같다.
 
 
 
책에서 크리스틴 또한 아버지의 문제가 있었지만, 어머니와의 유대감은 좋았고 (심지어 안정적이었다.)
 
그런 와중에 어린 나이임에도 제이미를 정신적으로 컨트롤했다는 것은 크리스틴의 기질이 다른 아이 었다는 걸 보여준다.
( 사람을 조종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
 
 
 
 
 
자기 개발서의 경우 느낀 점을 서술하기 쉽지만, 확실히 소설의 경우는 끝맺음을 하기 애매한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정확히 생각난 것은 (혹은 가스라이팅 당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라면서 성향을 부모탓으로 돌리지 말자. ( 성인이 된 지금 나는 독립된 사람임을 인지하자. )

어떤 상황이든 자아정체성을 잃지 말자. ( 내 삶은 네가 아니라 내가 더 중요하다. )

 
 
 
 
결국 인생을 살고, 부딪히고, 망하고, 성공하고는 본인의 몫이다.
 
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사람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내가 숨통이 트인다면.
 
 
그 사람을 맹신하지는 말자.
 
 
그 사람은 타인이다. 법적으로 엮여있지 않다면 언제든 날 떠날 수 있다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고, 
 
의지는 하되 1순위는 나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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